섬세하게 살아있기위해 매일 낯선일을 하자
오늘은 발톱을 깎다가 든 생각입니다
얼마 전 가정주부라는 현재 저의 직업에서 벗어나 잠시 외출을 하면서 문서작업을 하고 종이들을 만지며 정리하면서도 느낀 것인데,
제 손이 굳었다는 것입니다.
손재주가 좋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지만
가위질을 하고 칼로 무언가를 자르고 테이프를 붙이는 일들이 유연하고 부드럽게 되었습니다
물론 발톱을 자르는 것도 제가 원하는 만큼 섬세하게 잘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언제 이 순간이 왔는지 모르게 오늘 갑자기 느껴졌습니다)
발톱을 자르는데 내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지지 않는 게 아니겠어요
살이 쪘나 허리가 안좋다는 핑계로 허리 숙이는 동작을 몹시 조심했던터라 허리 구부리는 게 잘 안되는 건가 발톱이 두꺼워졌나 이런저런 원인을 혼자 생각해봅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어찌됐든 제 몸이 더 이상 물기가 촉촉하고 이리저리 잘 휘는 어린 나뭇가지가 아니라, 딱딱한 나무껍질이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한살한살 나이가 드는 것에 거부감은 없지만
살랑이는 바람도, 미세하게 느껴지는 꽃향기도, 저 멀리서 날아가는 새도 잘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모든 것에 자신이 감지하지도 못한 채로 아마 무뎌질 것이라 생각하니, 그러고 싶지는 않다싶습니다
아마 그런 것이 나이가 든다는 것에 포함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조금이라도 섬세하게 살아있고 싶은 욕심이 듭니다.
어떻게하면 무뎌지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버리지 않고 어쩔 수 없다면 최대한 느리게 그리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매일 낯선 일을 찾아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했던 종이를 만지고 자르고 붙이고 정리하던 일에서 나의 굳어진 손가락을 발견했듯
아이들이 하던 공기놀이를 해보고
함께 색종이를 접어보고
겨울날 얼음을 맨손으로 잡아보고
모래밭을 맨발로 걸어보고
이제는 낯선 일이 됨 어릴 때 일들을 기회가 되면 열심히 해보자. 그리고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자 싶습니다.
애들이 모래놀이를 하겠다하면 인상찌푸리며 옷이 더러워질 것을 걱정하던 생각을 내려놓고
이번엔 신발을 벗어던지고 함께 모래성을 쌓아보아야겠다 싶습니다.
매일 낯선 것을 찾기
다행히 아이들이 있어 저에게는 그럴 기회가 많음에 감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