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되기
제 나이 40, 아직 어른이 아닙니다.........
나이만 먹은 어린이입니다.
나도 이제 나이가 몇인데 하며 생각했지만,
사실 어른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고 산다는 것을 느껴서 글로 써보고자 합니다.
얼마 전,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정말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빠께서는 6남매 중에서 막내시고, 저는 또 집에서도 막내다보니,
꼬꼬마막내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미리 핑계부터 대고 있습니다.)
그런 저도 한해한해지나 이 나이가 되었습니다.
장례식장에는 달랑 부조할 돈만 지나고 덜렁덜렁 갔습니다.
막상 가보니, 친척오빠와 언니들의 아이들이 한가득입니다.
늘 받기만 해 온 사람이, 이제 줘야할 시기가 됐음을 몰랐던 것입니다.
평소에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도 않아, 돈을 뽑으러가고 그 뽑은 돈마저 부족해서 아빠께 돈도 빌리고
오만원 줄 것을 만원짜리로 바꿔 나눠서 주고 돈을 어찌 배분할까 궁리하고
궁상에 찌질함까지 더해 아이들 용돈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큰 오빠들은 제가 했던 행동들이 더 부끄럽게
더 큰돈을 무심하게 턱하니 주머니에 찔러줍니다.
부끄러움에 뒤통수까지 붉어집니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아직도 받는 것에 익숙하고 내어줄 주는 모르는 제 모습에 나는 어쩜 이리 하나도 자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빠듯하게 산다며, 어른들한테 밥얻어먹고, 베풀줄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 내가 어른들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워서 도망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무게가 무거워도 이제는 아에 몰랐던 무지에서는 벗어난 것이 다행인가 싶기도 합니다.
어른되기를 이제 공부해야할 시기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