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셀프 책을 본 후 미래의 나에게 편지쓰기에 재미들린 사람입니다.
요즘은 아직 회사로 돌아가려면 3개월이 남았는데 벌써 마음이 붕떠버려
일상의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 저를 위해 3개월 후의 저를 상상하며 마음을 정리해보려합니다.
안녕? 2025년 7월 3일 출근한 나!
오랜만에 출근을 했구나. 정말 오~랜만이지. 언젠가 이미 겪어보았던 그 낯선 사람들의 시선....너도 알지?
낯선 눈들이 너를 보는 모습. 무관심과 뭔가 평가하려는 그 시선들.... 그걸 견디고 출근을 했구나.
너는 벌써 몇달전부터 무슨 옷을 입을까 걱정했었지?
그래도 겨우겨우 며칠간 입을 옷을 사고, 안경도 새로 맞추고, 머리도 손질했어. 얼굴에 두드려바를 파운데이션도 없었는데 몇가지 종류 화장품도 사고 말이야.
물론 오랜만에 출근한 너의 모습이 이미 회사에 있는 다른 사람과는 이질적이었을꺼야.
뭔가 유행에 뒤쳐져있거나 어색하거나.
그렇지만 너도 알다시피 며칠지나면 너의 겉모습정도야 금방 회사 속 다른 사람과 비슷해질거야.
문제는 그 이후가 더 문제지.
너는 모든 일이 사실 낯설거야.
나이는 많은데 일하는 건 신입사원같겠지.
그래도 다행인 건 신입사원때보다 너의 마음가짐이 달라졌잖아.
대충대충 그저 시간이나 보내자했던 마음에서 글자하나라도 정성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서류들도 더 뒤젹여보고, 보고서쓸때 다시 한번 살펴보고.
뭐 알다시피, 니가 정성을 다한다고 무조건 사람들이 잘했다고 칭찬해주진 않아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고, 일이라는 것의 잘함의 조건을 니가 어느 순간 갑자기 맞추진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너는 항상 너 자신에게 물었을 때, 정성을 다하였나? 그것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게 해야해.
다른 사람의 평가가 아닌, 너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도록 하길 바래.
이제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조금 떨어져 관찰할 수 있는 여유는 생겼니?
예전에는 그 속에 푹 빠진 체, 헐떡이며 정신 못차리는 시간들이었지. 늘 숨이 막히고 지쳤지.
근데 이젠 조금 떨어져서 그 물이 자꾸 몸에 튀거나 종종 너도 모르게 물 속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니가 기억하고자 했던 말들을 되뇌이며 다시 그 속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되기를 바래.
이제는 침묵의 시간을 참지 못해 아무말이나 주저리는 사람말고 고요를 즐길 수 있기를.
니 말을 많이 하기보다 고요 뒤에 올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여유를 가지기를.
저녁이나 아침 시간에는
니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말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고,
명상도 하고, 운동도 10분이라도 꼭 해야해.
너의 시간을 가져야지 또 너를 잃지않고 지킬 수 있어.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말이야.
시간 딱딱 맞춰서 허겁지겁 다니지말고
여유있게 나가자. 짧은 출근, 퇴근길이라도 하늘 구름, 발밑에 꽃과 풀들을 보자.
회사에서의 시간이 아이들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헛되게 느껴지니?
이제 알잖아. 아이들은 점점 니가 곁에 있으면서 가르침이라고 해되는 잔소리보다는 회사에서 돌아와서 더 집중해서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시간이 있을 때는 건강하고 맛있는 거 먹고, 니가 회사에서 어떤 상황이든 정성을 다하고 배워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될거야.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하지말기. 지금 너의 모습처럼 아이들이 자라길 바라지 않잖아. 지금 니가 가르쳐줄 수 있는 건 지금 니모습일 뿐이야. 그러니까 너 자신이 아이들이 닮길 바라는 그런 모습이 되자. 고난과 역경이 있는 회사에서 배우고 나아가자. 그것들을 멋지게 해내자. 알았지?
그래도 항상 잊지마. 너는 엄마이고 딸이고 아내야. 회사일 집안일을 다 잘 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엄마가 꼭 필요할 때는 엄마가 너희들 뒤에 있다 너희들이 스스로 견뎌내기 힘든 일이라면 언제나 엄마가 있으니 걱정말고 나아가라 할 수 있는 엄마여야 하는 거. 그건 잊어서는 안돼. 아이가 지친 엄마를 보고 정말 해야 하는 말을 못하는 일이 없게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러려면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너로서 깨있어야 한다는 거. 잊지말자.
회사에 돌아가는 일로 이렇게 비장할 일인가 싶지만
아직 나의 그릇이 이 정도인가봐.
그렇지만 나아지고 있어. 조금이라도 늘 배우고 있잖아.
회사다니느라 너를 잃고 무뎌지지 말길. 늘 낯설게 존재하며 섬세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어줘.
어른이라도 불리는 나이가 된 지도 꽤 되었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은 너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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