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그것을 저는 2023년 10월 엄마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을 때 처음으로 마주하였습니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에서
이어령교수님은 죽음이라는 것은 철창 속에 갇힌 호랑이인데 그것이 자기에게 다가오면 철창 밖 호랑이처럼 된다고 하였는데
글이나 영상에서 보았던 죽음과
곁으로 다가온 죽음은 정말 달랐습니다.
이번에는 그 죽음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건강검진을 하였는데
위에 점막하병변이라는 것이 있다고 정밀검사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내시경 여파로 멍한 상태로 지하철에 앉아 점막하병변을 검색해보았습니다.
검색을 하자마자
점막하병변은 점막하종양이라고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뭐 정신을 차리고 검색하면 검색할 수록 사실은 별 것이 아닐 수 있는 것이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작은 퍼센트로 악성종양일 수 있다는 것
혹은 위에서 보였던 그 볼록한 것이 사실은 간이나 다른 장기에 종양이 생겨서 위를 밀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등과 같은
무서운 이야기들만 머리 속에 쏙쏙 박혔습니다.
머릿 속에 멍하고 복잡한데
갑자기 서글퍼졌습니다.
아픈 엄마도 생각나고 아직은 어리기만 아이들도 생각이 났습니다.
저 T인거 같은데, 이제 복직해서 돈벌어서 생활비도 보태야하고 병원비까지 신랑월급으로 해결이 안될텐데
아파도 회사에 복직해서 돈을 좀 벌어야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고 이 세상을 떠나고 싶진 않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내일 위초음파내시경과 복부CT를 찍기로 했습니다.
별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단은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아이들과 가족들 생각과 그리고 돈 생각
그 다음에 든 생각이 정리와 관련된 생각입니다.
이대로 두고 죽긴 싫다.
온갖 정리되지 못한 물건들을 두고 갈 수는 없겠다.......
나에게 맞는 정리와 청소를 하자고 다짐했지만
그 정도가 제 마음 속에 차진 않나봅니다.
그리고 급하게 남은 날동안 또 정리를 해보려합니다.그게 혼자 상상해 본 죽음 속에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것이면 뭔가를 해야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침의 피아노(철학자 김진명의 애도 일기)52 내가 상상하지 않았던 삶이 내 앞에 있다.나는 이것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
19.돌보지 않았던 몸이 깊은 병을 얻은 지금, 평생을 돌아보면 만들고 쌓아온 것들이 모두 정신적인 것들뿐이다. 그것들이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그것들이 무너지는 나의 육신을 지켜내고 병 앞에서 나 자시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이제 나읮 ㅓㅇ신적인 것은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자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삶의 방향을 찾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생 걱정 없이 사는 법(페이융지음,유노북스) (1) | 2025.05.02 |
---|---|
한 번도 나이들어보지 않았었구나 (0) | 2025.04.21 |
국가론-국가의 탄생 및 수호자들을 위한교육 (1) | 2025.04.11 |
국가론 - 정의의 이익 (0) | 2025.04.10 |
안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어렵다 (0) | 2025.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