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자

부모와 아이사이

검정머리앤셜리 2024. 11. 12. 12:05

안녕하세요?

혹시 아이에게서 부정적인 평가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화가나서 엄마미워 하는 말말고 무심결에 나온 아이의 진심을 듣게 되었을 때, 생각보다 타격이 있습니다.

 

아이와 즐겁게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무심결에 한 질문에 아이가 요즘은 엄마의 잔소리가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한다고 합니다.

아이도 무심결에 이야기하고는 다시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신나게 이야기합니다.

그 이후로 좁디좁은 저의 마음은 아이의 그 한마디에 또 고민과 의기소침이 계속 됩니다.

 

맞습니다.

저는 입육아로 여태까지 아이를 키워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와 부딪치는 게 힘들고 실제로 행동을 제지하게 되면 아이가 울거나 짜증을 내니까, 그냥 엄마의 역할을 나는 다했다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말로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꾸 장난감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라가는 장난을 하고 있는데 자칫하면 넘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 다가가서 못하게 제지하기보다 말로만 그렇게 하지마 그러면 넘어진다 여러차례 말합니다. 당연히 한번에 그 행동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여러번 말하는 것이지요. 그 여러번 말하는 것을 문제라 생각하지도 않고, 여러번 말한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아이보다 말을 많이 하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그 속에서도 뭔가를 가르치려고 제가 겪은 일, 그 속에서 아이가 해야하는 행동들을 주절주절 이야기합니다. 어느순간 아이는 제가 하는 이야기를 흘려듣고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는 인상을 풍겼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오늘 이 이야기는 지겨운가하며 그때 그 상황일뿐이라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의 저를 바라보면,

아이에게 행동변화를 일으키지도 못할 말들을 계속 반복해서 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뭔가의 의도를 가지고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글로 쓰고보니, 더 밥맛떨어지는 엄마네요.

 

아직 8살인데, 아직은 어린데 벌써부터?

먼저 아이부터 탓해봅니다.

또 꼰대같은 생각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듣기 싫은 말도 고분고분들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

그래놓고 나는 스스로를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곱씹어보면 앞서가는 저의 감정과 욕심이 문제입니다. 숙제에 집중 못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담하게 보지 못하고 감정을 실어서 한마디라도(물론 한마디도 아닙니다)하고, 아이의 이야기도 그저 재밌게 듣지 못하고 한마디 얹고........

 

부모와 아이사이(하임 G 기너트 외 지음)라는 책에는 이런 예시가 나옵니다.

정신없는 아침 토스트는 타고 있고 전화벨이 울리고 아이는 울고 있습니다. 그때 남편이 다가와, 맙소사 언제나 토스트 만드는 법을 배울려고 그래? 혹은 내가 토스트 만드는 방법을 알려줄게 합니다. (말투가 외국말투라서 뭔가 와닿지 않는 게 있는데). 좀 더 실생활대화로 바꿔보면, 지금 주부생활 몇년짼데 아직도 음식을 태우냐? 혹은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아니면 어제 저녁에 샐러드 씻어놓고 그러면 이렇게 정신없지 않겠지? 이런 식을 말하면....

책에서 다른 분도 토스트를 신랑얼굴에 던진다고 하시던데.....그러고 싶겠죠?

여보, 너무 바쁘겠다. 아이는 울고 전화도 오는데 토스트까지 타다니~ (책에는 이렇게 말하라던데) 이거보다 조용히 다가와서 저는 토스트를 뒤집어주면 좋겠는데......흠흠 말만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내 감정을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게 도움이 되겠죠

 

그런데 저도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울며 짜증내면 이제 곧 5살인데 아직도 울면 되겠니? 누구누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린이집에 간대. 벌써 가 있어. 혼자 옷도 입는데. 혹은 어린이집에 가는 연습을 지금 안하면 넌 나중에 니가 다니고 싶은 태권도 학원도 다닐 수가 없어. 다른 친구들은 다 멋진 태권형아가 될껀데 넌 맨날 아기처럼 집에 있을꺼야?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입장바꾸니 베개를 던져도....할말이 없네요...

 

하지만 머리로는 알지만, 

아이가 어른으로는 바로 이해되지 않는 이유들로 (책 속에서 아이들의 말을 이해할면 마치 암호를 해독할때처럼 기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떼를 쓰거나 짜증내고 울 때는, 저도 아이와 같은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암호를 해독할 정신상태가 아닙니다.

그래서 진짜 암호의 해법은 모른 채, 이상한 설득이나 협박을 해댑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는 속상해서 울고 제 마음도 심란하고 엉망이 되버립니다.

 

결국, 부모의 마음 수련이 결론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랑하는 아이와의 관계 뿐만이 아니라, 부모의 인생에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감정폭발을 일으킬 때, 즉각적으로 말부터 내뱉지 않고, 심호흡을 한번하고

그 사람의 감정이 무엇일지 감정을 알아줍니다. 

비가 와서 캠프를 못간다고 울부짖는 아이에게 비가 그치고 다음에 가면 되잖아. 그럼 쇼핑을 하러 갈까 그런게 아닌

캠핑을 못가서 속상하구나, 나라도 너무 속상할 것 같아. 잔뜩 기대했는데 말이야.

말해주는 것.

당장은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지 않으면 그 떼와 짜증이 더 오래 가고, 우리의 마음도 결국 아프잖아요. 그리고 그 순간뿐만아니라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멀어지기도 합니다.

나의 인생공부이자,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심호흡 한번하고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는 것.

 

오늘도 감정에서 한발자국 멀어지는 연습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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