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퇴원

검정머리앤셜리 2024. 6. 17. 10:54

1. 8월간의 재활병원 입원생활

갑작스러운 엄마의 퇴원으로 지난주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엄마께서는 지난해 10월중순부터 재활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계셨습니다.

처음 뇌출혈시술 후 손은 1단계, 다리는 2단계의 활동성을 보이셨는데

현재는 스스로 화장실까지 이동하는 정도의 보행은 가능하신 상태입니다.

하지만 편마비가 있으시니, 편마비쪽 다리의 힘이 없어 중심잡는 것이 어려워 낙상의 위험이 항상 있는 상태였지요. 
엄마께서는 1월부터 퇴원하시길 바랐지만 엄마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보니, 아빠께서는 24시간 간병할 사람이 있지 않고서는 언제나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반대하셨고(아빠께서는 비정기적으로 회사에 출근을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6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말, 병실 다른 환자분과 사소한 다툼이 있었고 아무래도 두분 다 병원생활에서 스트레스도 심하시고 그러다보니, 그런 다툼이 응어리가 되어 엄마께서는 식사도 못하시고 숨도 쉬지 힘들다하셔서 갑자기 퇴원을 하시게 된 것 입니다.

 

2. 퇴원수속

엄마의 퇴원논의가 1월부터 계속 되어왔기에 자연스럽게 마음의 준비는 어느정도 되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엄마께서는 아직 재활이 많이 필요한 상태였기에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재활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려고 했었습니다.

 

 2-1. 낮병동

다행히 엄마가 지내던 병원에는 낮병동이라고 주간에 6시간동안 입원하고 오후에 퇴원하는 형식으로 재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엄마 말씀으로는 낮병동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주5일동안 하는 것은 너무 힘들어서 거의 주3일이나 주2일로 이용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입원하시면 재활훈련 중에 쉬는 시간도 길고 또 본인 침대에 가셔서 쉴 수 있으니 충분한 휴식이 될 수 있겠지만, 낮병동은 주어진 시간이 6시간이다보니, 쉬는시간이 거의 없고 쉴 때도 편히 쉴 수 없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낮병동도 한달이후에나 자리가 날 정도로 대기가 길었습니다. 

 

 2-2. 방문재활프로그램

이 또한 엄마가 현재 계시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주2회, 재활치료사 2분이 집으로 방문하셔서 1시간동안 재활을 도와주시는 프로그램입니다. 비용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1회에 3만원정도로 많이 부담스럽진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2-3. 일상돌봄

엄마의 일상생활을 돌볼 수 있는 방안이 가장 해결이 안되는 문제입니다.

엄마께서는 화장실도 가실 수 있고, 식사도 혼자하실 수 있는데.......그런데.........옆에 누군가가 계셔주셔야 합니다.

잘 걸으시다가 힘이 풀리면 왼쪽 발목이 돌아가고, 주저앉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생활을 하다가 5 번 외박이나 외출을 나오셨는데, (올해부터 외출(한달에 1회)이 가능해졌고, 5월부터 외박이 한달에 1회 가능해졌습니다) 3번이나 갑자기 넘어지실 뻔했습니다.

정말 조금의 도움만 있으면 엄마도 집에서 생활하실 수 있는데, 그 작은도움이 주무시는 시간 외에는 필요하니, 돌봄이 필요한 시간은 하루에 16시간정도, 그것도 아버지가 안 계시는 날이 비정기적이니, 돌봄이 필요한 날도 비정기적이고....

우리의 조건을 맞춰주실 분을 찾기는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16시간의 돌봄비용을 부담하기도 힘든 것이었습니다. 우리엄마를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3. 3일의 퇴원 그리고 재입원

퇴원하는 날은아이두명을 어린이집과 학교에서 12시에 데리고 와, 엄마병원으로 갔습니다.

퇴원수속을 2시에 하기로 했습니다. 8개월의 입원생활으로 엄마짐은 큰보따리 세개가 되어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엄마 간식을 챙겨드리고,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날은 엄마를 돌봐주시기로 한 분이 저녁에 오셨다 가신다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일찍 엄마에게 요깃거리와 약을 챙겨주고 아빠께서는 출근을 하셨고, 엄마를 돌봐주시고 했던 분이 오셔야 하는데, 자꾸 자꾸 시간을 미루시더니 10시가 넘어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등원하시고 부랴부랴 친정으로 달려갔습니다. 엄마께서는 배가 아파서 혼자서 겨우 화장실에 다녀오시고 아침일찍 계란과 두유를 드시고는 그 시간까지 제대로된 아침도 못 드시고 계셨습니다. 혹시나 화장실을 다녀오시다가 넘어지셨으면 어쩔뻔 했는지 심장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회사다녀오셔서 교대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의 생각처럼 엄마를 돌봐주실분을 찾는 건 어려운것 같았습니다. 물론 급여를 많이 드릴 수 있다면 그래도 선택지가 많아 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금전적으로 충분하지 않은데, 어떻게 엄마를 집에서 모실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

그렇게 집에서 엄마는 재활은 커녕 겨우겨우 화장실만 다니면서 삼일을 지냈습니다.

이렇게 보내다가는 엄마의 몸은 퇴행할 것 같고, 건강마저 악화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3일의 경험으로 엄마는 다시 다른 재활병원으로 입원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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