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2024년 12월 31일 집으로 퇴원하셨습니다
1년이 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장기간의 입원이었습니다.
지난 2024년 몇번이나 엄마는 강하게 퇴원하시길 원하셨고 여름에 짧게 퇴원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옮긴 병원에서는 적응하셔서 마지막 퇴원 시에는 집으로 돌아가시는 걸 망설이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1년이 넘는 입원과 재활을 통해서도 엄마의 운동능력은 큰 차도가 없어보였고, 이런식으로 시간이 흐르면 엄마는 결국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전전하시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엄마와 가족들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퇴원해서 생활할 몸으로 준비가 된 것은 아니지만 퇴원하여 그럼 여러방법들로 재활하며 운동능력을 키워보자는 각오로 퇴원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로 2주가 좀 넘게 지났습니다.
몇 달에 걸쳐 조금씩조금씩 아빠가 집을 손보셨고 엄마께 필요한 장비들도 구입하고 퇴원후 둘째날부터 요양보호사님이 3시간씩 집으로 오시게 되었습니다.
첫주의 엄마는 기대와는 다르게
하루종일 쇼파에 앉아 티브이만 보셨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외출도 하지 않으시고요
날씨가 추운 것도 있지만, 뭐랄까 일어나는 일이 엄마에게 너무나 고된 일이니 그저 앉아만 계시고 싶은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싶어, 아파트 현관까지만 나가자며 엄마를 모시고 나갔습니다.
현관에 나가니 엄마께서는 아파트 정원도 둘러보고 싶어하셨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 엄마께는 이제 힘써해야하는 일이 되었나봅니다.
저와 한번 나가보신 후 엄마께서는 10분이든 몇분이든 요양보호사님이 오셨을때 외출을 하시기로 했습니다.
요양보허사님이 3시간 와주시지만, 결국 대부분의 돌봄은 아버지 몫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이젠 나이가 있으시고 아직도 매일은 아니지만 일을 가실 때가 있으니, 아버지께서는 속으로 걱정과 불안과 등등으로 마음고생을 하셨나봅니다.
오늘은 저에게 전화를 하셔서, 본인의 버거움을 토로하십니다. 아버지께 하실 수 있는 일만 하셔야한다 부담감을 가지시면 오래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야기했지만, 아버지께는 빛좋은 개살구같은 말이었을테지요.
자식들은 모두 저 사느라 바쁘다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필요할 때 나타나지도 못하면서 아버지께서는 어머니께 저녁 못 챙겨드릴까봐 동동거리는 그 마음을 놓아라 쉽게 이야기하니....아마 마음이 땅끝까지 내려앉으셨을 듯합니다.
엄머께서 편찮으시고나서 줄곳 드는 생각이 도대체 자식이란 뭔가, 나는 왜 엄마에게 받은 사랑의 100분의 1로 못하나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괴롭지만
해가 뜨면 엄마에게 달려가지 않고 아이들의 밥을 하고 아이들 생각을 더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의 한탄, 그리고나서 엄마께 무리한 요구는 아빠께 하시지말라는 당부를 하는 전화통화..
그러면서 부모님께 달려가진 않습니다.
내일가야한다는 핑계를 대며, 언제나 부모님이 뒷전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하자
다짐하지만, 그정도가 정말 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이냐 더 할 수는 없는거냐 하는 마음 속 질책이 따라오는 걸 피할 길이 없습니다.
슬픈 마음에 잠이 오지 않는
오늘도 그런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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